2013. 부치지 못한 편지 중에서.

Posted 2013. 12. 15. 21:38 by RoseMariJuana

다시 찬바람이 불면 그 잔잔하기만 했던 거대한 호수가 나를 통채로 집어 삼키곤 해. 내 시간은 그렇게도 더디게 흐르는데 누군가의 시간은 정말이지 빠르게 흐르더라. 하루하루를 매일 같이 생각했어. 답이 났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였나봐. 그렇게 5년이나 지났는데도 나는 여전히 답답해. 잊혀지지가 않아. 이제 그만 떨쳐내고 싶은데 옛날 생각만 하면 온 신경이 극도록 예민해져서 결국엔 포기하고 말아. 내가 너한테 이 이야기를 왜 하는지는 모르겠다만, 아무래도 너무 답답해서 그런가봐. 편지니까 얼굴 보고 이야기 하는게 아니니까 내가 이야기를 늘어놓아도 당장 답변이 돌아오지 않는 대화니까, 그런가보다. 대체 그 사람은 내 인생에서 무엇이었다고 정의 내려야 할까. 마침표를 찍고 또 찍고 수십번 찍어서 그게 여러개가 되니까 말줄임표가 되더라.